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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원장 신상발언에 전국 선거 ‘올 스톱’도 넘은 진영논리, 법조위원 황당한 자문에 논란 가중
“현재 하자 없다”더니… “소송 하면 선거 무효”
  • 신동명, 김목화 기자
  • 작성 2020.08.26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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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광화문 본부 16층 회의실에서 열린 제33회 총회선거관리위원회 18차 상임위원회 폐회 직후 박계화 위원장의 신상발언 여파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박계화 목사는 제30회 총회 경기연회 감독과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역임했고, 2016년 10월 전명구 목사가 제32회 총회 감독회장에 당선된 직후에는 인수위원장직을 맡은 바 있다. 2019년 2월 28일에는 전명구 목사가 소집한 제33회 총회 선거관리위원회 첫 모임에서 위원장에 선출됐다. 총회 선거관리위원장에 선출된 박 목사는 제33회 총회 서울남연회와 남부연회 감독 보궐선거를 통해 공석이던 두 연회의 감독 선출을 완료하며 선거관리위원장 직무를 지속해 왔다.

 

26일 총회 선관위 18차 상임위원회를 진행하고 있는 박계화 위원장. 박 위원장이 이날 상임위 폐회 직후 밝힌 신상발언의 파장이 적잖을 전망이다.

“신상발언 하겠다”… 폐회 후 사의 표명

박계화 위원장은 26일 제33회 총회 선거관리위원회 제18차 상임위원회 폐회를 선언 한 뒤 “신상발언을 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먼저 박 위원장은 “위원장직을 맡겨주신 전명구 감독회장과 윤보환 감독회장 직무대행께 죄송하고 선관위원들께도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동안 소송으로 얼룩지고 상처 받은 감리교회를 회복시켜보겠다고 하는 마음으로 위원장직을 수락했지만, 본인은 오늘 제33회 총회 선거관리위원장 직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본인에 대한 수많은 의혹과 가짜 뉴스로 곤혹을 치렀다. 선거 후 소송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지만,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주는 위원장’이라는 오명은 참을 수 없는 모욕이었다”며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 선거관리위원회를 이끌어오지 않았다. 총회 특별재판위원회의 중부연회 판결도, 코로나19 사태도, 불가항력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위원장이 꾸민 일이라고 모함하고 몰아붙이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이 자리에 있을 수 없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근 선관위는 총회 특별재판위원회(위원장 최승호 목사)가 중부연회 시흥남지방이 제기한 재판에서 위임장의 출석을 인정하는 대신 표결은 불가하다는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 위임장으로 선거권자를 선출한 중부연회에 “하자 치유 요청”을 한 바 있다. 이후 중부연회는 선거권자 선출 상 하자를 인정하고, 지난 18일 임시 연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정부의 집합 금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결국 기한 내 선거권자 선출 하자를 치유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박 위원장은 지난 4년간의 감리회 감독회장 선거 무효, 당선 무효 소송 판결과 감독회장 직무 정지의 대법원 확정 등을 거론하며 “법적 소송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장정유권 해석을 받아 위임장에 대한 법적 하자를 해소하려 노력했고, 연회 회의록을 제출받아 문제가 된 선거권자 선출 상의 하자를 해소하려 했다”면서 “적법한 감독·감독회장 선거의 시작은 선거권자 선출에서부터”임을 강조했다.

결국 박 위원장은 “문제가 분명함에도 무리하게 선거를 치렀을 때 중부연회뿐만 아니라 감독회장 선거까지도 무효될 가능성은 불 보듯 뻔하다. 또다시 감리회는 소송에 휘말릴 것이고, 감리교회는 치명적인 상처로 모두가 상처를 받게 될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시국이 정리되는 대로 중부연회가 선거권자 선출을 마무리 지은 후 중부연회 감독 선거와 감독회장 선거를 치르는 것이 가장 현명한 판단이다. 법을 어기면서까지 선거를 꼭 치러야 한다면 결국 또다시 소송전의 빌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폐회 후 신상발언을 하고 있는 박계화 감독(가운데).

진영논리 위에 선 선관위… 억지·억측 난무

박 위원장의 신상 발언은 이날이 처음이 아니었다. 선관위 11차 전체회의를 하루 앞둔 20일 열린 상임위원회에서는 4시간가량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위원장 직을 내려 놓겠다”는 신상발언이 제기된 바 있다. 이날 상임위원회 전날인 25일 선관위 SNS에서는 하루 종일 박 위원장에 대해 “의식 없이 엉뚱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놀이터로 생각하는 것 같다” “자신의 개피라도 흘려야 감리회가 좀 정신이 돌아오지 않을까” “직대가 같은 협성 동문으로 있는 선관위원장에게 별 압력을 다 넣는다” “꼬리가 길면 다 드러나게 된다” “안 올리는 것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해야 직무유기와 배임 등이 적용될 것 같다” “밖에서는 위원장 바꿔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직대하고 같은 협성이라 모종의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식의 인신공격과 사퇴 압박이 이어졌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그래서인지 박 위원장은 이날 “중부연회 회의록을 본인이 작성하지 않았다. 또 장정유권해석과 총특재 판결 또한 본인이 한 것이 아니다. 그분들이 누구인지 본인도 잘 모른다. 그리고 임시 연회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못하게 된 것이 본인 탓인가 묻고 싶다. 장정유권해석위원장과 총회특별재판위원장, 도지사나 국무총리에 질본(질병관리본부)까지 모두 본인이 작업해 어느 특정인을 유리하게 한다는 유언비어와 오해를 받는 것에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뢰가 무너지고 서로 자기의 의견과 자기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공인을 치부하고 몰아붙이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이 자리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한 번 깨진 신뢰감은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선관위 상임위 폐회 후 박 위원장이 신상발언을 마치고 회의장을 떠나자, 현장에 있던 한 위원은 “이미 사표 쓸 줄 알았다”고 했고, 위원 여기저기서 “나도 신상발언할 것 있다”며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이어졌다. 그리고는 곧바로 “분과위원장 중 연급, 연장자 순으로 직무대행을 선출하자” “직대에게 임명하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으니 김종군 목사가 분과위원장 중 연급이 높으니 직대로 선출하자”는 발언에 이어 김종군 목사를 선관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전체회의에서 선관위원장을 다시 선출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자 김종군 목사는 소집책만 맡기로 했다.

한편 상임위원회 회의에서는 김오채 장로가 “중부연회 선거권자 명단을 우선 공개한 후 하자 치유 기간을 주고 최종 선거권을 주자. 선거권 자격이 없다면 나중에 빼도 된다”고 제안했고, 김종군 위원은 “선거권자 명단을 올린 후 나중에 삭제해도 되는데 위원장은 왜 안 된다라고만 하냐”는 발언을 했다. 결국 상임위원들은 중부연회를 포함한 전제 선거권자 명단을 즉시 온라인에 게시하자는 것과 오는 28일 전체회의를 열어 나머지 안건을 처리하자는 의견을 모은 뒤 헤어졌다.

 

가짜뉴스 왜곡·허위보도
법조위원 황당한 자문도 혼란 가중

현재 감리회 정치 조직은 계파가 분열 중인 시대라고 해도 더 이상 학연으로만 구분되고 있지는 않다. 감리회 계파별 정치조직으로 분류해 봐도 박 위원장은 특정 후보와 묶어 말하는 이들의 주장과는 다른 진영으로 분류된다. 오히려 올해 초부터 시작해 지난 5월 정기 연회 이후 전명구 목사와 특정 감독회장 후보 진영과의 연대가 가속화됐고, 이미 정치 진영 사이에서 알려진 상황에서 일부 선관위원들의 “박 위원장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주장은 설득력 여부를 떠나 억측에 가깝다. 게다가 평소 고집스러울 정도로 자기 원칙이 분명하다는 평가를 받아 온 박 위원장이 누군가의 요구나 압력으로 현 상황을 만들었다고 판단하는 정치판 인사도 드물다. 다만 선관위 내부에서 다수를 점유한 특정 진영에서 적법한 선거 진행보다는 ‘선거 강행’과 ‘선거 연기’라는 이분법적 논리로 피아를 구분하는 인식이 박 위원장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들을 가속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박 위원장의 주장대로 선거판 설계를 한 특정 진영의 거듭된 실수와 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이 맞물려 만들어진 현 상황을 근거 없이 박 위원장의 역할로 몰아가는 사설 매체의 가짜 뉴스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본지가 선관위 녹취록과 회의록 등을 확인한 결과 지난 21일 선관위 전체회의에서 중부연회 선거권자와 관련해 결의된 내용은 “중부연회 선거권자 문제는 이미 8월 24일 이후 논의하자고 결의되었으니, 상임위원회에 위임해주면 논의를 거쳐 전체회의에서 토론 후 결론을 맺겠다는 의견에 오수남 위원이 동의하고 전원의 찬성으로 가결”이다. 그러나 사설 매체는 “중부연회 선거권자에 대해 10개 연회 선거권자와 함께 8월 24일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결의한 바 있다”며 선관위원장 책임론 제기하며 사퇴를 압박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선관위의 법적 자문을 책임진 법조위원(변호사)의 황당한 해석도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상임위원회 18차 회의석상에서 중부연회 선거권자 명단을 당장 올려야 하니 법조위원 의견을 듣자는 위원들 발언에 선관위 자문 변호사인 유철환 위원에게 “현재 하자 여부가 어떤지 판단해 달라”고 질의했다. 그러자 유 변호사는 “하자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곧이어 박 위원장이 “만약 이대로 선거를 진행할 경우 소송이 제기된다면 결과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선거 무효 판결이 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유철환 변호사는 “최종 결의는 전체회의에서 하겠지만, 현 상태의 중부연회 선거권으로 선거를 치른다면 소송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했다.

박계화 위원장은 “‘교리와 장정’에 따라 선거에 대한 모든 책임은 ‘위원장’에게 있다. 만약 이대로 선거를 치른다면 본인에 대한 소송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직전 선거관리위원장인 이기복 목사는 은퇴 후에도 선거 관련 재판으로 곤혹을 치렀다. 은퇴를 1년 앞둔 상황에서 무효가 될 것이 뻔한 불법 선거로 인해 은퇴 후 각종 소송에 불려 다니고 싶지 않다”고 했다.

 

선거는 어떻게 되나?
사표 제출·수리 여부 관건

감리회 감독회장 선거와 관련한 소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8년 이후 선관위원장의 해임·사표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8년 신경하 감독회장 당시 자신(임명권자)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선거를 강행했다는 등의 이유로 장동주 선관위원장을 해임하고, 김문철 목사를 선관위원장 직무대행에 임명했다.

2년 뒤, 제29회 총회 선관위원장을 맡은 전양철 목사가 감독 후보자 등록 다음날 돌연 사표를 제출하자 감리회 본부는 전 목사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철회를 요청했다. 당시 행정기획실은 “아직 사직이 결정된 것이 아니고 사표가 수리된다고 해도 ‘교리와 장정’에 따라 부위원장 중 선임자가 직무를 대행하면 된다”고 했다.

감리회 본부 행정기획실에는 26일 현재 박 위원장의 사표가 접수된 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선관위원들은 사임 입장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사표가 제출된다고 하더라도 사표 수리 여부와 사표 수리 이후 ‘교리와 장정’에 따라 전체회의에서 추가적인 행정 조치를 처리해야만 한다.

그러나 박 위원장 신상발언 직후 관리분과위원장 김종군 목사는 선관위원 전원에게 전체회의를 공지했다. 김 목사는 이날 선관위원 SNS에서 “부족한 종이 연급 연장자라 임시 소집 직책의 직무를 맡아 28일 1시로 전체회의 날짜를 정했다”면서 “장소는 섭외되는 대로 내일(27일) 안으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로서로 연락을 해 28일 전체 위원이 직대(선거관리위원장 직무대행)를 선출해, 차질 없이 선거가 진행되어야 하겠다. 모두가 교단을 위해 변함없는 사랑으로 함께 해달라”고 덧붙였다.

결국 선관위 내부 갈등으로 시작된 박 위원장의 신상 발언으로 감독회장 선거와 중부연회 감독 선거뿐만 아니라 전국 연회 감독 선거도 불투명해졌다. 누군가를 빼고 가려다가 모두가 못 가는 일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편, 사표 수리를 보류할 수 있는 특별한 기간은 없다. 그러나 통상 서면으로 사직서를 제출할 경우 임명권자가 사표를 반려할 수 있고, 반려하지도 처리하지도 않을 경우에는 그 사직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1개월(통상 30일)이 지나면 자동 계약해지가 된다. 따라서 사직서 수리를 보류할 수 있는 기간은 민법상 통상 30일로 보고 있다.

신동명, 김목화 기자  yesmoka@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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