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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열사의 첫 스승과 마지막 스승이었던 감리회 선교사들[유관순 열사 순국 100주기] 앨리스 샤프 선교사와 지네트 월터 선교사로 보는 감리회 부흥의 역사
지난달 17일 서울 정동 달개비에서 만난 임연철 작가가 충청 선교의 개척자이자 유관순 열사의 첫 스승인 ‘앨리스 샤프’ 선교사의 일대기를 담은 ‘이야기 사애리시’와 유관순 열사의 장례를 직접 치른 마지막 스승이었던 선교사 ‘지네트 월터 이야기’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

어린 유관순을 공주 영명여학교에 입학시켜 수료할 수 있도록 돕고, 서울 이화학당으로 전학시켜 준 앨리스 샤프 선교사(Alice Hammond Sharp, 1871~1972)는 유관순의 신앙의 어머니이자 첫 스승이었다.

1916년 이화학당 전학 후 1919년 3.1 운동을 벌이다 일본군에 붙잡혀 옥사하기까지, 수의를 입는 그 순간까지 유관순 곁에는 마지막 스승 지네트 월터 선교사(Jeannette Walter, 1885~1977)가 있었다.

한국인들에게 ‘사(史) 부인’, ‘사애리시’로 불렸던 앨리스 샤프 선교사는 국내 충청 선교의 개척자로 꼽힌다. 공주에 영명학교를 비롯해 수많은 학교와 유치원을 세웠다.

지네트 월터 선교사는 미국 감리회 여성해외선교회(W.F.M.S)에서 파송받아 한국 근대교육의 선구자를 감당했다. 이화학당의 다섯 번째 교장이었으며, 평양에서도 학교를 세우고 운영하며 한국인들의 계몽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특히 지네트 월터 선교사는 유관순이 옥사한 뒤 직접 시신을 수습하기도 했다. 일본군을 설득해 유관순의 시신을 인수하고, 염과 수의를 입혔다. 그리고 장례예배와 이태원 공동묘지 안장까지 모든 장례절차를 주관한 마지막 스승이었다.

 

이야기 사애리시 (유관순 열사 신앙의 어머니, 충청 선교의 개척자), 신앙과지성사, 18000원.

할머니께서 들려주시던 ‘사부인’ 이야기로 시작해
출간된 ‘이야기 사애리시’

전기 작가 임연철 박사는 어릴적 할머니께로부터 ‘사부인’ 이야기를 줄곧 듣고 자랐다. 저자의 할머니는 “사부인의 전도로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고 했고, 가정예배 때나 일반 대화 중에도 가끔 ‘사부인’을 이야기하며 “잊을 수 없는 분”이라고 말했다.

임연철 작가는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를 거쳐 국립중앙극장 극장장, 서울서초문화예술회관 관장을 역임한 뒤 은퇴 중 어릴 적 할머니께로부터 수차례 들었던 ‘사부인’이 궁금해졌다. 오랜 기자 경험으로 ‘사부인’을 취재하던 중 그저 알고만 지나치기에는 앨리스 샤프 선교사가 한국과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한 노력과 그 열매는 값으로 칠 수 없을 만큼 컸다.

임 작가는 “지방에서 활동했던 탓에 사부인은 동시대 이화학당을 세운 스크랜튼 부인처럼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앨리스 샤프 선교사의 이름은 유관순 열사 전기에도 나올 만큼 개화기 한국 여성 교육사에서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부인이 없었다면 유관순 열사도 존재할 수 없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유관순 열사의 생애에 앨리스 샤프 선교사는 중요한 존재”라고 말했다.

1904년 공주를 중심으로 선교와 여성교육에 발벗고 나선 사부인은 선교 차 들린 지령리교회(현 매봉교회)에서 어린 유관순을 만났다. 어린 유관순이 똑똑하고 신앙심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사부인은 자신이 세운 공주 영명여학교 보통과에 입학시켜 2년을 가르쳤다. 그리고 1916년 이화학당 보통과에 교비장학생으로 입학시켜 주었다.

임 작가는 “1900년대 초 사부인이 매년 봄 서울, 평양에서 열렸던 여성 선교사 연차 총회에 보고한 것에 따르면 그는 공주, 강경, 논산, 홍성 등 충남 일대에 20개에 이르는 여학교를 세웠다. 여성 교육을 통해 개화에 헌신했고, 재정난으로 교사 월급을 주지 못했을 땐 미국 성도들에게 기부를 부탁하는 등 한국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공주 영명여학당은 오늘날까지도 영명중·고등학교로 이어지고 있다. 유관순 열사를 비롯해 한국 최초 여성 경찰서장이 된 노마리아, 감리회 최초 여성 목회자 전밀라, 철도간호학교를 설립한 박한나 등이 사부인의 제자들이다.

이처럼 일제강점시대 한국여성 개화에 헌신한 사부인의 공적은 지대하다. 임 작가는 “1910년 한일강제합병이 이뤄지는 시기만 아니었다면 사부인, 유관순 두 사람의 만남은 기독교를 배경으로 정치, 사회, 여성운동의 큰 발전을 이뤄냈을 것”이라며 “국권 상실의 상황에서 사부인이 유관순에게 준 가르침은 ‘나라와 의를 구하는 것’이 먼저였을 것이다. 그 결과 ‘열사 유관순’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위기의 기로에 놓은 한국을 위해 젊음을 바친 앨리스 샤프 선교사는 지난 5월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지네트 월터 이야기(유관순 열사의 이화학당 마지막 스승), 밀알북스, 25000원.

사부인을 통해 만난 ‘지네트 월터 이야기’

임연철 작가는 앨리스 샤프 선교사를 취재하던 중 1919년 3.1운동으로 종로경찰서와 서대문형무소에 무고하게 끌려가 온갖 고문을 당한 지네트 월터의 이화학당 제자들이 쓴 고문 기록을 발견하게 된다.

취재하던 중 임 작가는 지네트 월터의 후손들을 만나게 되고, 자서전 ‘진 아주머니(Aunt Jean)’를 읽게 되었다.

임연철 작가는 “일제강점시 최고의 독립운동인 3.1운동이 일어났을 때 국내에 있던 그 어느 선교사보다 지네트 월터 선교사가 가장 힘든 생활을 했을 것”이라며 “이화학당 책임자로서 공개적으로 학생들의 만세시위를 지원하지는 못했지만, 지네트 월터 선교사는 종로경찰서에 연행돼 신문과정에서 심한 고문을 당하고, 서대문형무소에서 당한 수난을 당한 제자들의 증언문을 영문으로 작성해 미국 감리회 본부에 보내며 고통 받고 있는 한국의 상황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책 ‘지네트 월터 이야기’에는 임연철 작가가 번역한 2019년 미국 드루대를 방문해 보관되어 있던 일제로부터 고문 당한 이화학당 학생들의 증언문 전문이 게재되어 있다. 또 당시 연행됐던 박인덕, 신준려 교사의 증언문도 함께 실었다.

또 지네트 월터 선교사가 3.1운동 여파로 이화학당을 휴교 중일 때 봉사했던 동대문여성병원(의화여대 의대 전신)에서 봉사하며 한국인들의 해충구제를 해주고 아사 직전의 어린이를 수양자녀로 삼은 일화 등도 수록했다.

이외에도 지네트 월터 선교사가 한국에서 찍은 사진이나 그가 간직하고 있던 100여 장의 당시 사진도 책에 담았다.

특히 책 ‘지네트 월터 이야기’는 그가 직접 목격한 3.1운동의 기록이 그대로 담겨 의의가 깊다. 그동안 유관순 열사와 3.1운동과 관련한 책들은 다수 출판됐지만 당시 외국인이 직접 목격해 기록한 내용은 없었다.

지네트 월터 선교사가 이화학당 학생들과 교사들을 면회하기 위해 직접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해 성경을 주고 사식을 넣어주었던 일, 제자 유관순이 순국했을 때는 일제의 눈치를 보며 장례를 치를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고뇌까지 고스란히 담았다. 특히 유관순 열사의 장례 기록에서 지네트 월터 선교사가 유관순을 직접 염을 해주고 수의를 입혀주고, 장례예배와 이태원 공동묘지에 묻어준 이야기도 수록했다.

 

모진 고문 속에서 만난 하나님
고통을 감사로 극복했던 신앙의 선조들

증언문 전문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당시 야만스러운 모진 고문이 얼마나 잔인했는지도 알 수 있지만, 이화학당 학생들이 고통 속에 만난 하나님을 간증하는 애절한 신앙도 깊이 묵상할 수 있다.

무고했던 유관순 열사는 출소를 이틀 앞두고 서대문형무소에서 옥사했다. 유관순 순국(1920년 9월 28일) 100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의 고난 속에 살고 있다.

기독교 신앙으로 모진 고문을 이겨냈던 신앙의 선조들, 그리고 그들이 신앙으로 국가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일깨워주고, 이들을 알게 모르게 도왔던 앨리스 샤프 선교사와 지네트 월터 선교사.

코로나19 만큼 힘겨운 시절을 보냈던 1900년대 초 한국에서 신앙으로 말씀으로 극복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두 권의 책을 읽다보면, 오늘날 우리는 얼마나 편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의 발걸음과 시선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김목화 기자  yesmoka@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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