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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은 효과적인 상담의 기회
3. 심방과 상담


목회자에게는 심리상담가나 정신치료자에게 부여되지 않은 특별한 기회, 즉 어느 시간이나 구애받지 않고 교인들을 심방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 환자가 아무리 아프다 할지라도 환자가 찾아와서 의료진료를 요청할 때까지 의사는 기다려야 하지만, 목회자에게는 교인들의 집이 언제나 개방되어 있다. 오히려 교인들은 그들의 영적 복지를 위해 목회자가 방문해 주기를 바라고 있으며, 목회자는 여러 사역 중에서 이러한 일을 또한 감당하도록 안수 받았으며 위임을 받은 것이다.

심방과 상담의 관계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잠시 살펴보면, 초대교회와 중세교회에서 목회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화해시키는 일이었다. 즉, 죄를 지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나님께 용서받고 화해를 성취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초대교회에서는 죄를 지은 자가 공중 예배시 사람들 앞에서 자기의 죄를 하나하나 고백하고 감독으로부터 사죄의 선언을 받음으로 화해를 이루었다. 중세 초기에 와서는 죄를 범한 자가 그 죄의 경중에 따라 교회가 정하는 고행을 실천하고 감독의 용서의 선언을 받음으로 화해를 이루었다.
그러나 중세기의 성례전 전통이 수립되면서 교회는 죄의 용서를 위해 고해성사를 제도화시켰다. 신부와 일대일의 대화로 이루어지는 이러한 고해성사는 심리적으로 볼 때 죄짐을 벗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를 해결해주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드류대학의 토마스 오든은 말한다. 그러나 고해성사를 인정치 않던 개신교는 집집마다 심방을 했던 사도들의 관행(행 5:42, 20:20)을 근거로 해서, 개인간 대화할 수 있는 가정심방이라는 형태를 회복시켰다. 고백을 대신한 형태인 이러한 개신교 심방은 1920년대 중반 이래의 목회상담 운동과, 비록 무의식적이라 할지라도 개인간 대화를 통해 상처를 치유한다는 점에서 서로 연관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대체로 그동안 한국교회의 심방은 기도회 중심이었고, 그 중에서도 성서의 말씀으로 권면하는 일에 중점을 두었다. 이러한 심방이 개인의 영적성장과 교회성장에 큰 역할을 해온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상황에서 이러한 심방은 성도들의 심령 속에 깊이 눌려 있는 죄책과 억압과 불안과 상처들을 더욱 깊이 숨기게 할 뿐, 내면의 문제들을 드러내고 치유받고 용서받게 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심방에서 주의집중, 경청, 공감 등의 상담기술을 잘 사용하여 성도들이 숨겨진 아픔을 내어놓도록 하고, 기도하며 말씀을 주더라도 먼저 성도들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는 기초 위에서 하는 것이 심방에서 습관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심방에서 상대방의 얘기를 조심스럽게 들어주는 것은 교회의 오랜 전통이었다.
물론 심방은 위로와 격려와 용서의 제사장적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권면하고 지적하며 대결하여 하나님의 뜻을 따르도록 하는 예언자적 측면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목회자는 성도들의 시각을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바꾸도록 지시적인 도전을 해야할 때가 있다. 이것은 성서 말씀을 통해 직접적으로 할 수도 있지만, 자연스럽게 대화를 통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
즉, 심방하는 중에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가정의 여러 형편들을 살피고 이해하면서, 적절한 순간에 이런 일상문제들에 대한 신앙적인 해석을 줄 수가 있다. 이를 위하여 목회자는 인간의 신체, 가족, 정치문제, 환경, 성(性)문제 또는 청소년문제, 경제문제, 사회악, 자연환경문제 등에 관하여 신학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런 상담학적 관점-경청과 공감을 통한 문제파악과 시각조정-을 가지고, 심방에서 성도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찬송이나 성경구절 그리고 이에 해당하는 말씀들, 그리고 각 개인의 문제에 대해 하나님의 도움을 요청하는 기도는 일반상담에서는 얻을 수 없는 커다란 영적·심리적 돌봄의 효과를 갖게 된다. 심방의 기회야말로 한국적인 목회상황에서 효과적인 상담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박노권 교수(목원대)


관리자  lit11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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